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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 [FOOD & WINE] 영양만점 생선찜에 화이트 와인 한 잔! 참 겨울을 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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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라셀라 작성일2017-12-28 15:44 조회40,83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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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를 못 먹던 시절이 있었다. 하긴 지금도 가끔 날것을 못 먹는 날이 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없어서.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고기보다 회를 더 좋아한다. 이런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도 한참이 지날 때까지 날음식을 거부했다니. 나조차도 믿기 힘들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요즘 부모님들은 아이들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차려 주시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가족 식사의 기준이 지금과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 특히, 우리 집 주말 메뉴는 철저히 가장인 아버지의 취향에 따라 차려졌다. 아버지는 해산물을 즐겨 찾으셨으나 ‘날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셨다. 덕분에 아무리 신선한 횟감도 그 앞에서는 85도 이상의 온도에서 1분 이상을 버텨낸 후에야 상위에 올라올 수 있었고 단골 조리법은 찜이나 조림이었다. 하긴 꼭 생선만이 아니라 식품 위생 전반에 기준이 확고하셨다. 시판 생수는 믿을 수 없다고 하시며 일을 하시던 연구소 근처에서 직접 수질 분석을 마친 약수를 우리에게 공급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하셨으니. 그러고 보면 어릴 때는 회 뿐 아니라 생선찜의 다채로운 맛과 향, 감칠맛도 몰랐다. 이제는 많이 발전해서 날음식도 익힌 음식도 사랑할 줄 아는 어른 입맛을 얻었지만. 아버지가 지금도 곁에 계신다면 따뜻한 생선찜 요리를 밥상 위에 올리고, 생선찜에 와인을 곁들이면 마법처럼 맛이 더 좋아진다는 것을 알려 드리고 싶다. 아! 또 한가지, 생선을 익히지 않아도 안전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엄청난 방법이 있다는 사실 또한 알려드리고 싶다. 와인을 곁들이면 소독?이 될 테니. 하하하.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제철 맞은 생선찜에 아삭아삭한 콩나물과 미나리의 향연, 그리고 그 맛을 더욱 살려줄 수 있는 와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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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아귀찜>에는
프리츠 짐머 리슬링 카비넷(Fritz Zimmer Riesling Kabinett)
12월부터 2월까지. 지금 이 순간, 아귀는 제철을 맞이했다. 콜라겐이 가득한 아귀를 매콤한 찜으로 만들면 몸은 따뜻해지고 피부는 촉촉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갖은양념으로 감칠맛이 가득하고, 쫄깃한 아귀살에 콩나물과 미나리 등 아삭아삭한 채소를 씹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아귀찜에 곁들이는 와인으로는 프리츠 짐머 리슬링 카비넷을 추천하고 싶다. 사과와 시트러스 등의 상쾌한 과실향에 약간의 당도와 산도를 잘 갖추고 있어 음식과 밸런스가 좋다. 매콤한 음식으로 얻은 열기를 씻기에도 좋다. 프리츠 짐머는 오직 리슬링만을 취급하는 전문 브랜드로 세계 최고의 리슬링 산지인 모젤과 라인헤센에서 재배된 고품질 포도로 만들어진다. 와인 애호가도, 와인 초보자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와인이다. 스크류 캡으로 마감이 되어있어 언제 어디에서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크림소스를 곁들인 가자미구이>에는
레인지 트윈스 이스테이트 샤도네이(Lange Twins Estate Chardonnay)
요맘때쯤인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고 나서 입학까지 남은 몇달동안 조리사 자격증을 따려고 학원에 다닌 기억이 있다. 솔 뫼니에르(Sole meunière)라는 요리를 그때 처음 접했다. 아름다우면서도 어려운 이름을 지닌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조리방법은 무척 간단했다. 나중에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알고 보니 우리나라로 따지면 생선전쯤 되는 친숙한 가정식의 하나였다. 흔히 이 요리는 가자미로 만든다고 알려졌지만, 서대가 프랑스식 요리에 조금 더 가깝다. 서대건 가자미건 물이 좋은 녀석으로 골라 기본 손질을 해와서 가볍게 밀가루를 묻힌 후 버터에 구워내면 된다. 소스는 시판용을 이용해도 충분하다. 아니 이 모든게 귀찮다면, 마트에서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을 구매해도 좋다. 놀랍게도 이런 음식 또한 반조리 상태로 구매가 가능하다니!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주기만 하면 준비가 끝난다. 함께 할 와인으로는 음식과 밸런스가 좋은 레인지 트윈스 이스테이트 샤도네이를 추천한다. 효모와 접촉을 한 채 숙성과정을 거치는 쉬르 리(sur lie)로 만들어 고소한 향이 잔잔하게 퍼지며 열대과일을 비롯해 시트러스 계열의 상쾌하고 발랄한 아로마가 기분 좋게 느껴진다. 서늘한 기후에서 얻어진 뛰어난 산도와 구조감으로 버터로 조리한 생선의 기름기를 말끔하게 씻어주며 오크 터치로 후미에 부드러운 인상을 남긴다. 레인지 트윈스는 쌍둥이 형제가 이끄는 가족 기업 와이너리다. 캘리포니아 로다이(Lodi) 토박이로 지속가능한 농법을 이용해 와인을 만들고 있다.

 

<미나리 듬뿍 명태찜>
카이켄 테루아 시리즈 토론테스(Kaiken Terroir Series Torrontes)
만만한 생선, 명태도 제철을 맞이했다. 명태는 지방 함량이 낮고 담백하면서도 영양가는 높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물론 맛도 좋아서 많이 먹으면 다이어트는 되지 않는다는 함정이 있지만. 아무튼, 무를 넣고 시원하게 매운탕을 끓이기에도 미나리와 콩나물을 듬뿍 넣고 국물은 자작하게 잡아 찜을 해 먹기에도 훌륭한 재료다. 미나리와 같은 향신채가 들어가는 생선찜에는 카이켄 테루아 시리즈 토론테스를 추천하고 싶다. 아르헨티나의 토착 화이트 품종인 토론테스는 풍부한 아로마와 풍미를 지녔다. 복숭아와 살구와 같은 달콤한 아로마와 함께 파인애플의 상큼한 느낌과 자스민과 아카시아 등의 꽃내음이 가득하다. 이국적인 아로마를 지니고 있는 품종으로 미나리뿐 아니라 고수와도 매칭이 훌륭하다. 균형 잡힌 산도와 쌉쌀한 후미가 아주 매력적이다. 카이켄은 칠레 원주민 언어로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오가는 야생 거위를 뜻한다. 국민 와인을 만드는 비냐 몬테스의 아우렐리오 몬테스(Auelio Montes)가 2002년에 아르헨티나에 세운 와이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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