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나파 밸리의 인물열전(2) 몬다비 가문의 와인유산을 계승한 팀 몬다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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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라셀라 작성일2014-03-31 10:51 조회60,17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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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 밸리의 인물열전 (2) – 몬다비 가문의 와인유산을 계승한 팀 몬다비 (하)
2004년 포도수확이 모두 끝난 연말에 발표된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의 매각 결정에 따라 2005년 빈티지부터 몬다비 패밀리는 1933년 빈티지 이래로 한 빈티지도 거르지 않고 그들의 와인을 생산해 온 빛나는 전통과 유산을 자칫하면 잇지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그것도 평범한 품질의 와인이 아닌 국가대표격 와인을 만들어온 몬다비 패밀리였기에 그 시절의 절박감은 대단했다고 팀 몬다비는 술회한 바 있다.
다행히 몬다비 패밀리는 와이너리를 매각한 이후에 몇 년간은 과거 그들이 소유했던 프리미엄 포도밭의 포도를 구매할 수 있게 되었는데, 독자적으로 와인수입 중심의 비즈니스의 길을 택한 마이클 몬다비를 제외하고 로버트 몬다비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 전원이 참여하여 2005년 신규 와이너리 컨티뉴엄이 출발하게 됐다. 컨티뉴엄의 수장을 맡아 No. 1 wine family의 재중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팀은 이렇게 말한다. ”53은 몬다비 패밀리에게는 시작을 뜻하는 숫자입니다. 아버지인 로버트 몬다비가 그의 이름을 내건 와이너리를 설립한 것이 그의 나이 53세 때이고, 컨티뉴엄을 시작했을 때 저의 나이도 53세였어요. 그리고 ‘계승’을 뜻하는 Continuum을 와이너리 이름으로 한 것은 몬다비 패밀리가 구축한 위대한 양조유산과 선구자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2005년 빈티지로 세상에 태어난 컨티뉴엄은 그래서 팀 몬다비를 비롯한 가족구성원들에게 매우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포도농사에 있어서 1년 단위로 하나의 빈티지가 이루어지지만 한 빈티지가 끝나면 다시 꼬리를 물고 끝없이 새로운 빈티지로 이어지는 자연의 순환을, 그리고 가업의 계승과 가문이 이룩한 위대한 양조전통을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한 가문의 결집된 노력을 의미한다. 또한 와인애호가들에게는 과거 몬다비 패밀리가 만들던 와인과는 성향이 다른 새로운 고급 와인의 출현을 뜻한다. 초기 빈티지들은 이제는 남의 것이 된 예전 자신 소유의 포도밭들로부터 포도를 매입하여 만들었고, 그 사이 나파 밸리 중부의 동쪽 산맥에 자리한 새로운 컬트 와인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프리차드 힐(Pritchard Hill) 지역에 땅을 사고 포도밭을 조성하여 2008 빈티지부터는 대부분 자신들이 직접 경작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
컨티뉴엄은 단 하나의 포도밭에서 만들어지는 단 하나의 와인을 컨셉으로 하고, 생산량이 매우 제한적인 와인이다. 스토리의 풍부함, 걸출한 품질과 희소성이라는 3요소는 사실 컬트 와인의 성공요소와 정확히 일치한다. 하지만 그는 컨티뉴엄에 컬트 와인적인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입히려는 생각이 없다. 팀의 생각은 이렇다. “이태리 혈통을 지닌 우리 가문은 언제나 음식을 돋보이게 하고 풍미가 복합적인 ‘마시기 위한 와인’을 추구해 왔어요. 그리고 우리의 패밀리 네임은 ‘몬다비’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묻어있는 특별한 이름이란 것을 압니다.”
놀던 물이 남달랐던 베테랑 와인메이커에게 컨티뉴엄은 작은 놀이터일지도 모른다. “지금껏 저는 이토록 작은 땅과 생산량이 작은 와인에 이렇게 시간을 많이 썼던 적도, 그러면서 이렇게 재미있게 일했던 적도 없어요.” 팀 몬다비는 미국 최고의 와인명가에 태어나 와인메이커의 인생을 살아온 자신의 소명은 몬다비 가문과 미국, 나아가 세계의 와인유산을 다음 세대에 성공적으로 넘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그의 마음을 읽었을까? 몬다비 패밀리의 3대손인 팀 몬다비의 자녀들은 (재미있게도 현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게 단테, 카를로, 카리사, 키아라와 같이 고풍스러운 이태리식 이름을 가지고 있다.) 컨티뉴엄의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제가 즐겨 입는 가죽자켓이 있는데 아버지가 물려주신 거예요. 아버지는 저 보다 체구가 작았는데도 어깨가 넓었던 분이어서 이 자켓이 제게도 맞아요. 이 자켓은 제게 단순한 자켓 이상의 의미입니다.” 자켓으로 상징되는 몬다비 패밀리의 와인법통을 물려 받은 베테랑 와인메이커 팀 몬다비와 컨티뉴엄이 열어갈 미래에 큰 관심이 가는 이유는 그들의 화려한 과거 때문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준비된 그들의 다짐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