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 [FOOD & WINE] 양진원 대표의 와인 마리아쥬 #49. 오가며 고민 없이 픽, 편의점 와인과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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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라셀라 작성일2020-04-06 10:26 조회64,112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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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며 고민 없이 픽, 편의점 와인과 도시락
4월이 되면 아무리 바빠도 따뜻해진 햇볕을 받으며 산책하고 흩날리는 꽃에 황홀해하며 순간을 즐기곤 했다. 마스크를 쓰고 간단한 외출은 하고 있지만, 예년 같은 일상을 보내기가 어려운 요즘. 모두 함께해야 더 빨리 이 상황을 종료할 수 있으니 주어진 시간을 나름대로 잘 견뎌내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출입도 자제하는 경우가 많아 급하게 무언가가 필요할 때 오가며 편의점에 들른다. 사실 편의점에는 훈제 삼겹살, 양꼬치, 스테이크, 장어구이까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음식이 준비되어있다. 동료들과 근무 중 간단한 식사를 할 때 혹은 집으로 향하는 퇴근길에 간단하게 구입해 먹을 수 있는 도시락과 와인을 추천한다. 하루 빨리 마스크없는 피크닉을 할 수 있길 바라며.
치킨&연어구이 도시락, 치킨마요 덮밥과 몬테스 클래식 샤도네이 Montes Classic Chardonnay
하얀 밥 위에 보슬보슬하게 올라간 계란, 바삭한 치킨과 마요네즈의 조화. 야채라곤 일도 들어가지 않은 길티 플레져의 절정. 누구나 한 번쯤은 먹어본 치킨마요 덮밥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 같다. 전날 시켜 먹고 남은 치킨 조각들이 있다면(이것이 가능하다면)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혹자는 느끼함을 모두 몰아 놓은 맛이라 평하지만 여기에 와인 한 잔이 더해지면 다차원적인 요리가 된다. 추천 와인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몬테스 클래식 샤도네이. 스크류 캡으로 마감되어있어 밥때마다 한 잔씩 마시기도 좋다. 잘 익은 복숭아, 살구, 시트러스 아로마와 함께 부드러운 바닐라 풍미를 보여주면서도 신선한 산도가 가득 담겨있다. 반은 오크통에서, 또 나머지 반은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숙성했고 와인의 15%만이 젖산 발효를 거쳐 샤도네이가 지닌 과실미와 풍부함을 모두 담아냈다. 치킨을 먹을 때에도 연어구이 도시락에도 모두 잘 어울린다.
갈비, 떡갈비와 몬테스 알파 카버네 소비뇽 Montes Alpha Cabernet Sauvignon
좋은 레드 와인을 빠르게 고르는 방법을 묻는다면 "몬테스 알파를 집으면 된다."고 답을 한다. 누적 판매량 1,000만 병을 돌파하며 국내 와인 브랜드 인지도 1위를 내어주지 않는 건 다 이유가 있으니. 블랙커런트, 시가 박스, 바닐라와 민트 등의 복합적인 아로마와 튼튼한 탄닌감, 부드러운 피니쉬가 인상 깊다. 몬테스 알파 카버네 소비뇽과 함께라면 도시락을 먹고 있지만 곁들인 와인 한 잔으로 다이닝을 하는 듯한 기분까지 선사할 수 있다.
불고기 도시락과 롱반 멀롯 Long Barn Merlot
극강의 가성비를 보여주는 미국 와인을 찾고 있다면 묻고 따지지도 말고 롱반을 테이스팅해보시길.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2017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신대륙 레드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에는 매경 이코노미 ‘올해의 와인’으로 선정되었다. 미국 현지에서도 더 고가의 와인보다도 풍부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는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라즈베리와 블루베리, 잔잔한 계피와 삼나무, 바닐라 뉘앙스와 함께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타닌 감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달콤한 과실 아로마가 잘 살아있어 불고기처럼 달달한 간장 양념을 한 고기와도 페어링이 좋다.
스팸 김치볶음밥, 돈가스 도시락과 보시오 트로피컬 모스카토 패션 후르츠 Bosio Tropical Moscato Passion Fruit
모스카토가 꼭 디저트 와인이어야 하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실제로 탄산음료를 대신할 멋진 한 잔이 될 수 있다. 트로피컬 모스카토 패션 후르츠는 모스카토가 지닌 꽃내음에 강렬한 열대과실 향이 더해져 정신없이 맵거나 강한 향신료가 가미된 동남아 음식 옆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스팸 김치볶음밥이나 돈가스 도시락에 같이 하면 잔잔한 버블과 산미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아름다운 향기를 남긴다.
봄달래 주꾸미 우삼겹 도시락과 킴 크로포드 소비뇽 블랑 Kim Crawford Marlborough Sauvignon Blanc
신선한 풀내음과 시트러스 아로마, 패션 프룻과 구즈베리 등의 과실향을 가득 담은 킴 크로포드 소비뇽 블랑은 봄을 상징하는 음식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 기분을 바로 바꿔줄 수 있는 싱그러운 산도감을 가득 담고 있어 봄날의 식전주로도 훌륭한 역할을 한다. 우삼겹과 주꾸미를 함께 볶은 도시락 메뉴나 계절을 가리지 않는 국민 음식이 된 꼬막 비빔밥과 함께해보길 추천한다. 시원하게 뚫리는 상쾌함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었던 사실조차 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