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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 [FOOD & WINE] 전골 요리와 어울리는 사케&일본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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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라셀라 작성일2019-03-04 08:49 조회56,1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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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러버의 니혼슈&전골 체험기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일본 술 문외한이다. 와인 전문가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 또한 쉽지만은 않은 것이 나는 와인 한두 잔조차 제대로 소화 해내지 못하는 빈약한 간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업계에 들어오고 나서야 알았다. 다행인 건 어찌어찌 스핏튠을 부여잡고 10년을 지내보니 이제는 학문적 관심과 일에 대한 애정도를 넘어 그저 좋아서 찾는 진정한 와인 러버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럼에도 주종이 다르거나 도수가 높은 술 앞에는 멈칫한다. 잘 몰라서 호기심이 더 일고 잘 몰라서 더 두렵기도 한 것을. 다른 와인 애호가들도 같은 입장일까? 물론 발효 과학은 늘 신비롭고 탐구에는 끝이 없다. 한 번은 다시 찾아올 꽃샘추위와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로 칼칼해진 목에는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고 이럴 때는 확실히 와인보다는 니혼슈가 착 감기는 건 본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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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토 주조 히젠토지 준마이긴죠와 두부 버섯 전골

준마이긴죠는 정미율 60% 이하의 쌀로 만든 술을 이야기한다. 야마토 주조 히젠토지는 규슈 사가현에서 생산된 쌀 100%로 만든다. 소주와 농후한 스타일의 니혼슈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지만 히젠토지와 같은 청주도 잘 만든다. 향은 더없이 섬세하고 산미가 좋아서 깜짝 놀랐다. 초보인 만큼 혼자서 바틀을 오픈하지 않고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테이스팅을 해 다수의 의견을 수집해 보았는데 하나같이 '프레쉬하다'라는 평을 해주었다. 은은한 솔내음과 잔잔한 누룩향, 미네널러티, 매실꽃과 같은 아로마가 풍요롭다. 두부 버섯 전골과도 페어링이 좋았지만, 산미가 훌륭해서 흰 살 생선회나 스시가 생각나기도 했다. 테이스팅을 함께 했던 친구들은 딸기와 페어링이 좋을 정도로 섬세하다는 평을 해주었다. 어떤 잔에 마실까도 큰 고민이었는데 전용 잔이 없더라도 와인 애호가라면 화이트 와인 잔을 꺼내면 된다. 인텐시티가 좋은 화이트 와인처럼 스월링을 하면서 향긋한 아로마가 끊임없이 전달되어 더 큰 기쁨이 느껴진다.


구로키 혼텐 나카나카와 밀푀유 나베

일본 소주의 명산지인 미야자키현 코유에서 생산된 보리로 만든 소주다. 주재료가 같은 몰트위스키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으면서도 좀 더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풍미를 보여준다. 곡물 본연의 구수한 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캐러멜이나 스모키한 아로마가 아주 잔잔하게 느껴진다. 뜨거운 물을 섞어 마시면 향미가 좋은 차와 같이 또 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샤부샤부 고기와 버섯, 각종 채소가 들어간 밀푀유 나베와 함께 해보길 추천한다. 도수가 높은 알코올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따끈한 국물을 만나면서 또 다른 케미를 보여준다. 물론 술 자체의 완성도가 높아 온더락 방식으로 마셔도 무리가 없다. 글라스도 위스키 잔을 준비해서 테이스팅 해 보았다.


다케시타 혼텐 이즈모호마레 준마이슈와 대파 새우 오뎅탕

생산지인 시마네현은 고대 야마타노오로치 전설로 잘 알려졌다. 야마타노오로치는 일본 신화에 나오는 상상 속의 거대 괴물이다. 여덟 딸을 가진 노부부는 매년 딸 한 명씩을 이 괴물에게 바쳤는데 막내딸마저 바쳐야 할 상황이 되자 스사노오노 미코토라는 신이 나타나 술을 빚게 했고 그것을 마신 괴물이 취하자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다. 스토리 자체는 시시하지만 예부터 술이 유명했던 지역이라는 뜻을 내포한다. 실제로 이즈모 지방은 사케의 발상지로 알려졌고 다케시타 혼텐은 에도 후기인 1866년부터 양조업을 시작한 역사가 있다. 다케시타 혼텐 이즈모호마레 준바이슈는 야마다니시키와 다마사카에 두 가지 품종의 쌀을 정미율 60%로 가공해 더욱 복합적인 맛을 지녔다. 40도 정도로 살짝 데워서 마시면 보다 풍부한 맛을 잘 느낄 수 있다. 따뜻한 상태로 마셨을 때 풍미가 더욱 극대화되어 단연 냄비 요리와도 잘 어우러졌다. 대파의 풍미를 가득 담은 어묵탕과 페어링이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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