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in Wine

매거진 | [FOOD & WINE] 홍합요리와 와인 그레잇!

페이지 정보

작성자 나라셀라 작성일2017-10-31 12:51 조회37,545회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naracella_와인마리아쥬_20.jpg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나오는 문장을 잠시 빌어 보면, 세상에는 "킬러들의 수다", "개그맨의 침묵"과 같이 앞뒤가 안 맞는 일들이 간혹 있다. "싸고 맛있는 재료"도 비슷한 경우다. 그런데 놀라운 건 실제로 "싸고 맛있는 재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대표주자는 홍합이다.

 

홍합은 참 마음이 넉넉해지는 재료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홍합만큼 친근한 재료가 또 있을까 싶다. 가격이 얼마나 착하면 홍합 국물은 돈을 받지 않고 서비스로, 그것도 무한정으로 주기도 한다. 지금 제철을 맞이한 홍합은 10Kg에 2만 원 안팎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물론 큰 파티를 하지 않는 이상 10kg까지 홍합이 필요할 리가 없으니 재료비 1만 원 미만으로 만족스러운 한 끼를 마련할 수 있다. 어떻게 요리해도 맛있고, 가격까지 착한 홍합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소개한다.

 

11월-food.jpg

 

<홍합 치즈 구이>와 "슈램스버그 브룻 로제 Schramsberg Brut Rose"

홍합 요리를 할 때 가장 난해한 순간은 재료 손질이다. 즉, 재료 손질이 끝나면 요리도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된다. 홍합은 껍질을 바락바락 깨끗이 문질러 씻어 지저분한 것들을 떼어내고 살을 발라내 연한 소금물에 흔들어 씻어 건진 다음 가장자리 검은 수염을 잘라낸다. 수염을 잘라냈으면 내장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때는 칼보다 조리용 가위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혹은 이 모든 과정을 건너뛰고 이미 손질이 다 되어 상자 속에 나란히 누워 예쁘게 냉동 포장되어있는 그린 홍합을 구입하면 된다. 생홍합이라면 반 탈각을 한 후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소금, 후추 간을 한 뒤 취향에 따라 모짜렐라 또는 그뤼에르, 체다 치즈 등을 잔뜩 뿌려 200도 오븐에서 약 10분간 굽는다. 토마토소스나 크림소스를 곁들여도 좋지만, 이 또한 만들기가 번거롭다면 시판 파스타 소스를 이용하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렇게 대충 만들어도 맛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여기에 슈램스버그 브룻 로제를 곁들인다면! 세상 부럽지 않은 순간이 찾아온다.

 

슈램스버그는 샴페인 방식(Methode Champenoise)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든 미국 최초의 생산자다. 브룻 로제는 로제 샴페인과 같이 화이트 샴페인을 만든 후에 약간의 레드 와인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로제 샴페인 가격을 생각하면 슈램스버그 브룻 로제가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잔잔하게 느껴지는 산딸기, 체리 등의 아로마와 시트러스 계열의 신선한 노트, 오렌지 껍질과 바닐라 등의 복합미가 아름다운 와인으로 홍합 같은 해산물과도 위에 얹은 짭짤한 치즈와도 훌륭하게 매칭된다. 슈램스버그는 72년 미국 닉슨 대통령과 중국 주은래 총리의 베이징 회담에서 평화를 위한 축배를 들 때 사용된 와인으로 이후에도 수많은 국빈 만찬 및 행사에 사용되었다.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뉴월드 스파클링 와인이다.

 

<홍합 토마토 파스타>와 "부샤 뻬레 피스 부르고뉴 피노 누아 Bouchard Pere et Fils Bourogne Pinot Noir"
해산물 파스타를 주문한 후 심기가 불편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빈약하게 말라빠진 새우 몇 마리와 오징어 다리 그리고 수많은 홍합 껍데기 사이에 면이 있다. 이런 속상함은 홈쿠킹을 하면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홍합을 삶아 껍질은 모두 빼버리고 살만 발라 접시 위에 올리는 호사를 만끽해보는 거다. 면 반 홍합 반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홍합을 삶은 육수는 잘 모아 두었다가 소스에 사용한다. 올리브 오일에 마늘을 살짝 볶다가 익힌 살짝 익힌 파스타 면을 넣고 시판 토마토소스를 붓는다. 그리고 먹고 싶은 만큼 홍합을 넣고 홍합 육수로 농도를 맞춰가며 면을 기호에 따라 익힌다. 면 대신 떡볶이를 사용하고 위에 치즈를 올려도 별미다. 해산물이 들어간 요리는 피노 누아와도 매칭이 좋다.

 

와인의 섬세함이 잘 살아있는 부샤 뻬레 피스 부르고뉴 피노 누아는 산미가 좋아 토마토소스와도 멋들어지게 어울린다. 라즈베리, 체리 등의 붉은 과실 아로마와 스모키한 뉘양스가 있다. 부샤 뻬레 피스는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메종(Maison) 중 한 곳으로 샤블리에서부터 보졸레 지역까지 이르는 다양한 아뻴라시옹의 와인을 생산한다. 1731년 직물사업을 하던 미셸 부샤(Michel Bouchard)와 그의 아들에 의해 설립된 부샤 뻬레 피스는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양조장으로써 부르봉(Bourbon) 공국이 이 지역을 장악했던 당시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성(城)을 가지고 있다.

 

<와인 홍합찜>과 "프리츠 짐머 리슬링 카비넷 Fritz Zimmer Riesling Kabinett"
벨기에, 프랑스에 가면 관광객들이 꼭 먹고 오는 음식이 있다. 바로 뮬 프리트(Moule Frites)라고 부르는 요리다. 어렵게 들리지만 홍합찜과 별반 다른 점이 없다. 차별점이 있다면 물 대신 와인을 부어 조리한다는 것 그리고 감자튀김을 함께(그것도 무한정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편으로 썬 마늘을 버터에 살짝 볶다가 화이트 와인(함께 마실 프리츠 짐머 리슬링 카비넷도 좋고 냉장고에 남아 있던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도 좋다)을 약 100mL 정도 부어준다. 여기에 홍합을 넣고 입을 벌릴 때까지 뚜껑을 닫아 열을 가하면 끝. 취향에 따라 셀러리를 다듬어 첨가하면 한층 더 맛이 깊고 생크림을 첨가해도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적당히 달콤한 뉘양스를 지니고 있는 프리츠 짐머 리슬링 카비넷은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한 잔씩 하기에 알맞다. 와인 초보자에서 애호가까지 모두를 만족하게 할 흔치 않은 와인이다. 사과와 시트러스 아로마가 아름답고 꿀내음도 살짝 코를 스친다. 홍합 자체에 있는 약간의 단맛이 와인과 절묘하게 잘 맞고 와인에 당도가 있지만 신선한 산도 또한 좋아 질리지 않는다. 와인 홍합찜에 생크림을 살짝 섞으면 와인과 훨씬 더 잘 어울린다. 프리츠 짐머는 오직 리슬링 품종만을 취급하는 전문 브랜드로 세계 최고의 리슬링 산지인 모젤과 리인헤센(Rhinehessen)에서 재배된 고품질 포도와 현대적 와인메이킹 테크닉을 이용해 양조한다.

 

yang.jpg

사업자 등록번호 : 117-81-08920 | 대표자 : 마승철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로 726
726 Nonhyeon-ro, Gangnam-gu, Seoul, Republic of Korea
TEL : 02-405-4300 FAX : 02-405-4302
COPYRIGHTⓒ NARA CELLAR 2024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