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in Wine

매거진 | [FOOD & WINE] 추석, 명절 음식과 딱 어울리는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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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라셀라 작성일2017-09-28 15:12 조회28,00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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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때 어디 놀러 가세요?"
공식적인 임시 휴일까지 지정되면서 장장 열흘간의 추석 연휴가 생겼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어딜 가든 “식사하셨어요?”처럼 일상적으로 “연휴 때 뭐 하세요? 어디 놀러 가세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놀러 가죠. 물론! 산소로 차례 지내러 그리고 방콕, 우리 집으로?! 흑.” 나의 명절은 매번 집에서 전을 부치고 떡을 만드는 것으로 채워졌다. 가족과 함께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는 재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휴일다운 휴일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몇 달 전 어느 날, 달력을 넘기다 보니 엄청나게 긴 연휴가 눈에 들어왔다. ‘어머나 세상에 이렇게 긴 연휴가 생기다니 이건 마치 어디든 여행을 떠나라고 세상이 나에게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반드시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발리행 비행기 표를 사 놓고, 함께 갈 친구들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호텔과 리조트 예약을 정성 들여 했다. 불과 지난 일요일까지만 해도 우리는 한껏 들떠 있었다. 그런데, 발리 아웅산의 화산 폭발 임박 소식이 들려왔다. 원숭이도 뱀도 하산하고 수감자들도 피신했다는 뉴스. 내 마음도 폭발 일보 직전이다. ‘그래, 원래 사람이 안 하던 짓?하는거 아니야.’라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 하긴, 어느 나라에 있건 어떠랴, 긴 시간 동안 뒹굴뒹굴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내 옆에 맛있는 것이 있다면 최고의 휴식이라 칭하고 싶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이번 추석. 어디에 있건 추석 음식과 함께 최고의 시간을 보내야겠다. “괜히 몇십만 원만 버렸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와인이나 살걸.” 함께 명절 기간에 발리로 가출 프로젝트를 꾸렸던 우리의 잔이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가득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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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찜과 LA갈비>에는 "그르기치 힐스 이스테이트 나파 밸리 진판델 Grgich Hills Estate Napa Valley Zinfandel"
인생 진판델이었다. 진판델이라는 품종을 좋아하는 이도, 선입견이 있는 사람도 그리기치 힐스 이스테이트가 만드는 진판델은 꼭 한번 테이스팅을 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와인을 오픈하자 잔잔한 흙내음과 스파이시한 뉘앙스가 과일보다 먼저 다가와 땅의 기운을 가득 받았음을 말해준다. 곧이어 블랙베리, 블랙체리 등의 과실향과 함께 입안을 섬세하게 만져주는 타닌감과 함께 긴 여운을 선사한다. 1976년 ‘파리의 심판’ 테이스팅에서 부르고뉴 와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샤또 몬텔레나의 샤도네이를 만들어 미국 와인의 전설이 된 이들이 바로 그르기치 힐스 이스테이트다. 나파 밸리 와인의 명성을 전 세계에 알려 몸값은 치솟고 유명세도 얻었지만 결코 이것에만 안주하지 않은 것이 이들의 저력이기도 하다. 세계 최고의 샤도네이를 만드는 이들은 진판델도 남다르게 해석했다. 100% 자가 소유 밭 포도로 생산, 100% 유기재배 및 다이오디나믹 인증을 받은 진판델(Zinfandel) 98%, 쁘띠 시라(Petite Sirah)를 2% 블랜딩 했다. 천연 효모로 발효 후, 15개월간 프렌치 오크(40% 뉴오크)에서 숙성했다. 갈비찜이나 LA갈비 불고기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와인이다. 최상의 마리아주를 원한다면 갈비찜을 만들 때 계핏가루를 한 꼬집 넣어보길 추천한다.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의 스파이시한 미감과 만나 폭발적인 마리아주를 이루어낸다.
 
<육전과 잡채>에는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 끼안띠 클라시코 Castello di Querceto Chianti Classico"
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전은 단연 육전이다. 홍두깨나 우둔살 혹은 고급지게 안심을 얇게 저며 달걀물을 입힌 것도 좋고 고기만 곱게 다져 만든 육전도 매력 있다. 육전은 스테이크처럼 육덕지지 않고 씹는 맛이 섬세하다. 덕분에 결이 고운 와인과도 매칭이 좋다.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만든 끼안띠 클라시코 와인은 흔히 간 고기가 들어간 라구 소스 파스타와 매칭을 많이 하는데, 육전과의 매칭도 훌륭하다.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 끼안띠 클라시코는 체리를 비롯한 레드 베리의 과실과 후추와 같은 스파이시한 아로마가 조화를 이룬다. 잔잔한 흙내음이 느껴지면서 산지오베제 품종이 전하는 산미가 잘 살아있다. 끼안띠 와인은 보통 산미만 두드러져 좀 단조롭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많지만,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는 그렇지 않다. 섬세한 타닌도 잘 살아있어 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육즙이 좔좔 흐르는 육전에 신선한 와인을 한 모금 넘기면 입안이 다시 깔끔하게 정리된다. 산지오베제(Sangiovese) 92%에, 이탈리아 토착품종인 까나이올로(Canaiolo)가 8% 블랜딩 됐다.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는 ‘참나무 숲속의 성’을 의미한다.
 
<갈비찜, 소고기와 자연 송이구이, 고기 산적, 육전>에는 "마레농 오르카 Marrenon Orca"
송이 철이 돌아왔던가! 내공이 있는 레드 와인과 소고기, 송이구이의 조합을 따라올 마리아주는 세상에 또 없다. 마레농 오르카와 함께한다면 더 짙은 송이 향을 느낄 수 있다. 최소 수령이 60년 이상 된 그르나슈 90%와 시라 10%를 블랜딩해 만들었다. 후추로 대표되는 스파이시한 향, 검은 체리를 비롯해 블랙베리류의 과실향이 코를 간지럽힌다. 스모키한 아로마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느껴져 복합미를 완성한다. 오르카는 라틴어로 암포라(Amphora, 고대 로마 시대에 와인의 저장과 운반에 빈번히 사용되던 도기)를 뜻한다. 2,000년 전 로마가 이 지역을 통치하던 시절에 포도밭이 조성되었으며 그 유구한 역사를 함축하여 와인의 이름으로 삼았다. 이런 와인을 이렇게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 와이너리에서는 음용 전 디캔터에 옮겨 담거나 테이스팅 최소 3시간 전에 오픈해 둘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와인을 마셔보니 코르크를 열어둔 채로 한나절이 지나도 생명력이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향은 점점 더 부드럽고 풍부해졌던 걸 보면 기나긴 연휴 기간 동안 노동주처럼 매일 한 잔씩 마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와인을 마시는건 건강에 좋으니까. 몸에도 좋지만, 특히 정신 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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